팔랑헤 잔당의 쿠데타가 무위로 돌아가고 사회주의자들이 처음으로 과반 정부를 구성한 1980년대 초반의 에스파냐에서, 반체제 인사들의 지난 삶을 다룬 『남쪽(El sur)』의 당대 사회문화적 위치는 승전보와 같았을 것이다. 더 이상 카타콤 신도들처럼 남몰래 어두운 극장에 모여 정답을 밝힐 수도 없는 알레고리를 해부하지 않아도 되는 때가 찾아오면 많은 예술가들은 작업물 안에다 자신을 과시하며 속내를 과감하게 표현한다. 그렇기에 『남쪽』의 조심스럽고 여전히 비유법에 집중하는 묘사는 동시대 다른 영화들과 비교해 독특하게 다가온다. 소박하고 말 없는 에스파냐 북부의 풍경들을 한 폭의 회화처럼 근사하게 배경으로 깔고, 영화는 프랑코 체제의 중기에 해당하던 1957년의 한 일상사를 담담하게 회고해 나간다.영화는 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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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7. 6. 16:30